글과책
떠날 때 마음은 그 곳에 두고 가기로
떠날 때 마음은 그 곳에 두고 가기로
2023.11.20최근 조직에서 일하기 어려워 실장님과 면담을 했다. 여러 이유와 얘기들이 있었고 최종적으로 팀 이동을 고려해주셨다. 그리고 이번 금요일 다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디아나는 다른 팀에서 일 하기로 되었어'라고 공지했다. 생각보다 반응은 미온적이었는데, A는 메신저로 '???'를 보냈고 B는 미동도 없었다. 이번 변화에는 오는 사람과 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가는 사람'에 대한 반응은 조금 미덥지근 한 듯 했다. 처음에 조직 이동으로 결정이 났을 때는 신났는데 막상 다가오니 불편한 마음이 가득하다. 누군가는 부럽다고, 누군가는 서운하다 했기 때문이고, 누군가는 용기에 대한 보상이라 축하했고 누군가는 비슷하게 TO가 나면 추천해달라는 얘기를 했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는 본인도 전배를 시켜달라 면담했..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 독서 에세이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 독서 에세이
2023.11.20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 섬세한 그림으로 사랑 받는 일러스트레이터 마담롤리나의 첫 번째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마담롤리나는 예민한 감각 덕분에 섬세한 그림을 그리지만, 예민하기 때문에 깊은 좌절과 우울의 밑바닥을 경험했다. 이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별것 아니어도 미소를 짓고,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는 순간이 우울과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마담롤리나는 의도적으로 웃는 순간을 보존하고 기억하기로 다짐했다. 웃음이 피어나는 순간, 주변의 풍경이 한층 밝아지는 것처럼 무채색 같던 일상에 색이 칠해지는 순간들을 그려 담았다. 이 책에는 일상을 좋은 날로 만드는 마담롤리나의 다양한 다짐들이 담겨 있다. 내가 처해 있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웃는 순간을 모아 하루를 좋..
럭키 드로우 독서 에세이
럭키 드로우 독서 에세이
2023.11.20럭키 드로우 20대의 드로우앤드류가 끝이 보이지 않던 무기력을 빠져나와 30대가 되어 자신만의 일을 찾기까지 무수히 당겨온 ‘레버’들을 엮은 첫 번째 책. 우연히 발견한 인턴십 포스터를 보곤 충동적으로 미국 LA에 날아가 디자인 일을 시작한 이후부터 다시 한국에 돌아와 거액의 연봉을 거절하고 상위 1% 밀레니얼 프리워커로 거듭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동영상 10만을 모은 '마이 세이프 스페이스(My Safe Space)'의 콘텐츠 기획력과 32살의 나이에 매달 직장인 연봉에 버금가는 ‘패시브 인컴’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구축한 노하우를 최초로 공개한다. 아직 ‘나만의 길’을 찾지 못해 일과 삶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밀레니얼 프리워커가 지난 6년간 수많은 ..
어린이라는 세계 독서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 독서 에세이
2023.11.17어린이라는 세계 어린이는 잘 보이지 않는다. 몸이 작아서이기도 하고, 목소리가 작아서이기도 하다. 양육이나 교육, 돌봄을 맡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 곁에 어린이가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기 쉽다. 10년 남짓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고, 지금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는 김소영은 어린이의 존재를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글을 쓰고 목소리를 내 왔다. 이 책에는 김소영이 어린이들과 만나며 발견한, 작고 약한 존재들이 분주하게 배우고 익히며 자라나는 세계가 담겨 있다. 이 세계의 어린이는 우리 곁의 어린이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가 통과해온 어린이이기도 하며, 동료 시민이자 다음 세대를 이루는 어린이이기도 하다. 독서교실 안팎에서 어린이들 특유의 생각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 독서 에세이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 독서 에세이
2023.11.17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 그림 작가이자 정리 수납 전문가 소형의 첫 그림 에세이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가 뜨인돌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정리 수납 전문가인 저자가 자신의 공간과 삶을 정리하고 정돈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 그림일기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모두가 세상과 단절되기 시작하면서 저자도 늘 향하던 도서관과 카페가 아닌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았다. 온종일 집 안에 있으면서 깨달은 사실은, 자신의 공간과 그리 친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해야 자신의 공간을 쉬기에도 편하고 일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가꿀 수 있는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집 안을 정리 정돈하고, 생활 루틴을 하나씩 세우다 보니 어느새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렇게 ..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독서 에세이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독서 에세이
2023.11.17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명실상부한 사랑의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이제 《사랑의 기술》이 말하는 관계의 사랑을 넘어, 보다 더 근본적이고 모든 사랑의 핵심인 ‘삶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자신을 미워하며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리를 분석하고 삶을 사랑할 자유에 대해 통찰한다.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발표 작품으로, 에리히 프롬의 마지막 8년을 함께한 조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라이너 풍크 박사가 유작을 엮었다. 에리히 프롬은 삶을 사랑하는 능력의 상실을 현대인의 핵심 문제로 삼으며, 경제, 사회, 정치, 노동과 연계해 깊이 성찰한다. 나르시시즘, 이기주의, 결핍, 소외 등 심리적·정신적 관점부터 대량생산, 기술 맹신, 경제적 과잉 등 사회경제적 조건까지 우리가 자신의 삶을 무의미하다고 여..
별게 다 영감 독서 에세이
별게 다 영감 독서 에세이
2023.11.17별게 다 영감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시대, 아이디어를 찾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하루하루 아이디어를 위해 새로움을 찾는 마케터들은 어떤 방법을 쓸까? 그들의 머릿속, 노트에는 어떤 생각과 글들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기록의 쓸모》를 통해 기록이 생각의 도구이자 자산이 됨을 말한 마케터 이승희가 두 번째 책 《별게 다 영감》을 냈다. 그런데 책 제목이 심상찮다. 저자는 영감이 ‘별것’에서 나온단다. 사소한 기록들이 영감이자 콘텐츠가 됐다면서 독자들에게도 무엇이든 좋으니 모으고 기록하라고 한다.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이미 재미있고 특별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감동적인 영감과 아이디어는 우리와 멀리 있지 않음을, 콘텐츠는 만드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임을 자신의 기록을 통해 증명한다. 《기록의 쓸..
포지션의 우선 순위
포지션의 우선 순위
2023.11.14얼마 전 서러운 마음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지요. 평소 같았으면 한 귀로 듣고 흘렸을 텐데, 행사 준비로 쌓인 것도 있고 피로했던 지라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지스타 출장 기간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비록 선생님은 제가 울었던 걸 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속이 상했던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모두다 떠난 다음날 따로 대화를 했죠. 저 역시 선생님의 의도가 나쁘지 않았던 걸 알고 있었기에, 당신의 의중은 이해하지만 다음부터는 특별히 조심해 달라고 말했더랬죠. 그날 선생님의 말은 위에서 아래로 줄을 세우는 다소 권위적인 이야기였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전했기 때문에 개의치 않답니다. 선생님도 잘 들어주셨고요. 우리 팀의 리더, 팀장인 당신에게 저는 여전히 좋은 감정을 ..
관계의 온기
관계의 온기
2023.11.141 누구에게나 온기가 있다. 모두 소중한 사람과 포옹하고 사랑한다 속삭이며 살아간다. 남이 보는 온기의 정도는 다를 수는 있겠지만, '나 정도면 정이 많은 편 아닌가'라 느낄만한 각자만큼의 온기를 가지고 살아간다. 이 주장은 성선설이고, 인류애이며, 순정이 있는 깡패 곽철용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모두가 다정한 눈빛을 가지고, 남을 위해 미소 지을 수 있는 삶을 산다고 믿는다. 2 그러나 종종 집 밖을 나서면 온기에 대한 믿음들이 산산조각난다. 나를 반기지 않는 작은 적에게 상처 받고, 남을 반기지 않는 나를 보며 실망하기 때문이다. 사랑받지 못한 오늘을 떠올리며 집으로 터덜터덜 걷는다. 건강한 마음으로 큰 그릇으로 모두를 품고자 했으나, 타인의 온기에 영향을 받는 나는 너무나 미숙하다는 것을..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2023.11.14찰리 채플린이 그랬다.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씁쓸한 문장이다. 같은 말인데 순서를 바꿔보면 어떨까? 가까이서 본 삶은 충분히 비극적이다, 하지만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 인생은 희극적일 수 있다. 오늘 바라본 오늘 치의 삶은 슬프거나 비극적일 수 있지만, 먼 훗날 바라볼 때의 오늘은 쿡쿡 거릴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다. 지금 느끼는 어려움을 폄하하거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주문 같은거다. 이 어려움은 곧 끝날 것이고, 그땐 웃으며 시간을 흘러보낼 수 있으리라. 무엇인 지는 몰라도 값진 것을 얻을거라고. 요즘 한쪽 끈을 놓지 못하고 염려하는 나를 위해 키보드를 꾹꾹 누르며 메모를 남긴다. 끝은 꼭 해피엔딩일 것이다. 그리고 힘든 시간은 정말 곧 끝날..
마음가짐을 바꾼다면, 생각을 달리한다면
마음가짐을 바꾼다면, 생각을 달리한다면
2023.11.14최근에 사고를 쳤다. 무례한 언행을 하기도 했고,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던진 일이었다. 무엇보다 나의 실망스런 모습을 상대방을 통해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에 더 괴로웠다. 사회 생활이 박살나는 느낌을 받았다. 동글이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아쉬움과 속상함, 걱정을 털어놨다. 그는 열심히 들어주고 나를 정성껏 위로해줬다. 그리고 곧 괜찮을거라며 이렇게 말해줬다. - "인생 망한 기분이야" - "일이 꼬이게 된 건 안타깝긴 하지만, 이 상황을 전화위복 삼아서 새로운 전략을 짜보자. 일단 지금 상황은 상황대로 받아들이고. 원망해봐야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존버를 하든 새길을 찾든 말야" - "근데 멘탈이 바사삭이야 지금" - "이게 또 어떻게 풀릴 지 몰라. 그리고 지금 상황은 더 안좋아질 상황도 없..
언젠가 꿈을 꾸는 고양이
언젠가 꿈을 꾸는 고양이
2023.11.14어느 여름날 울산의 한 바닷가에서 그 고양이는 태어났다. 평범한 코리안 숏헤어 종의 핑크 발바닥을 가진 치즈태비. 울산의 바닷가는 습하고 또 시끄러웠다. 어미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고양이는 그저 걷고 또 걸을 뿐이었다. 배가 고파 보이는게 없었던 고양이의 발걸음은 시끄러운 차도를 건너 어느 해수욕장까지 닿았다. 제대로 씻지 못지도 못해 검은 코딱지와 딱딱한 눈꼽이 낀 고양이는 그 곳에서 잠이 들었다. 고양이가 눈을 뜬 그 곳은 어느 박스 안이었다. 습하지 않았고, 백색 소음같은 TV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시끄러운 여자 아이가 소리를 질렀다. 고양이는 이 여자 아이에게 냥줍을 당한 것 같았다. 여자 아이의 쓰다듬을 받으며 아기 고양이는 다시 잠에 들었다. 여자 아이의 손은 조금 축축했지만 아주 조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