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책
풋내기가 자세를 고쳐잡는 법
풋내기가 자세를 고쳐잡는 법
2019.09.122019년의 나는 새로운 무언가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2월에는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일을 배웠고- 7월부터는 배운 것을 바탕으로 시장에 나갈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 편의상 프로젝트A라고 부르도록 하자. A는 현재 모두의 주목을 받고, 누구든 A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입사 동기인 경오빠도 최근 A에 참여하고 있는데, 왜 풋내기가 A에 참여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시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경오빠는 잘 보이기위해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한다. 나의 어떤 면이 통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실 조직 장은 나에게도 A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기회를 주었다. 비록 난 아침 7시에 출근하지는 못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그리고 잘 해내야겠다는 기합을 넣으며 A를 준비하고 있다. 처음 새로운 조직에 왔을 때, 나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9.09.11Interstellar 사랑은 두 우주가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은하수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려나. 20여 년동안 우리는 각자 손때 묻은 벽지와 낡은 옷장이 있는 공간에서 자란다. 그리고 마침내 한 사람의 우주를 만들어낸다. 사랑은 이렇게 만들어진 우주의 결합, 공존이다. 어린 날의 연애를 더듬어보면, 그때의 내 세상은 온통 상대방의 우주뿐이었다. 그래서 기대도 많이 하고 실망도 했다. 그 사람에게서 내 우주를 만들고 싶어했던 20살의 연애는, 더이상 지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 사람의 우주로 몸을 내던졌으나 그 안에서 답을 찾지 못했던 것.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각자 일상생활을 하며 동시에 사랑하는 것'이라는 딱딱한 이야기..
월경(月经)
월경(月经)
2016.05.30이런걸 생리불순이라고 한다. 처음엔 며칠, 일주일 정도 미뤄지더니 이번달은 40일을 훌쩍넘겼다. 여자는 여러가지 이유로 생리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생리를 하지 않을까봐. 스트레스다. 4학년 2학기에 누구에게나 불어닥친다는 폭풍이 온 이후로 늘 마음이 불안하고 흔들렸다. 정확하지 않은 내 마음을 어떻게든 잡아내고자 토해내듯 내 상황과 이야기를 쏟아냈다. 누구에게 이야길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높은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내려왔지만 내 마음은 아직 허공에 떠 있었다. 어중간하게 볼품없고 초라했다. 4년의 치열함을 거쳤다 자부했던 나는 대단한 삶의 통찰을 가지지도, 앞으로의 사회로 나갈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그이후 나는 덕지덕지 새 일상을 붙여나갔다. 토익해야지, 청년같이 해야지, 디자인 마무리해야지, 아 ..
난 당신에게 반응하고있어요
난 당신에게 반응하고있어요
2016.04.16라고 하지만, 사실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은 원초적인 본능이 아닐까. 더 사랑받고 싶은 마음, 손바닥 밑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우리는 미리 준비되지못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서툴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상황에, 우리는 종종 얼굴이 빨개진다. 우리는 얼굴이 빨개질때 민망해한다. 서로가. 당신은 맥락없는 내 질문에 자주 얼굴이 빨개지곤했다. 친구들과 목욕탕에 다녀왔단 말에 물은 '넌 어느 부위에 때가 가장 많이 나와?'라는 질문에, 가만히 당신의 얼굴을 보다 물은 '넌 언제부터 목젖이 그렇게 나왔어?'라는 질문에 너는 자주 얼굴이 빨개졌었다. '2차 성징이 일어날 때였겠지 뭐.' 하고 넌 대답했었다..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2016.04.13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Skies will be fair in seoul) 다른 날 같았으면 이미 쓰고도 남았을테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 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얼마전에 샀던 라는 책 머릿글에서 자신의 배우자의 눈을 의식해서 결혼에 관한 글을 쓰기 어려워 집필을 거부했다던 내용이 생각났다. 사실 무엇보다 보여지는 게 많이 신경쓰였다. 그래도 뭐 결국 노트북을 열고 키보드를 잡았다.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라고(!) 얼마전에 연애를 끝냈다. 한 달전 쯤이었다. 10월의 연애를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은 '아무나 만나지 말자'였다. 물론 시간을 같이 보냈던 그 사람이 '아무나'였다는 건 아니었지만 좋아해준다는 감정만으로 사람을 쉽게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25살의 글쓰기
25살의 글쓰기
2016.04.12"사실 난 나한테 맞는 옷을 몇 개 알고 있어" 저녁으로 서브웨이를 먹으며 미리언니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나온 말이다. 대화 도중에 나온 말이라 어떻게 설명하면 좋으려나, 이라고 풀면 될지 모르겠다. 청년같이 협동조합 대표이자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리더인 언니가 생각하는 옷은 이라고 했다. 맞아, 언니는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꼭 10대가 아니더라도, 언니의 그런면 때문에 주위에는 늘 사랑하는 사람이 가득한 것 같다. 격한 공감을 표하다 "저는 글을 쓰는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물론 글을 잘 쓰진 않지만, 네이버 포스트에 쏟아진 관심이나 개인적으로 오는 연락 때문에 '남에게 보여지는 글쓰기'를 은근 즐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몇 달 전까지 타인에게 글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