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책/수필집
인터넷으로 보는 그 모습이 진짜일까?
인터넷으로 보는 그 모습이 진짜일까?
2021.02.11좋은 회사를 다니면서 이렇게 개인 생활까지 하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많이 보인다. 커리어리부터 유튜브, 브런치. 인스타그램까지 여러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실에서의 좋은 이력을 소개하며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신뢰감을 준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 모습이 '인터넷에서 보이고 싶은 자신의 포장된 이미지'인지, '진짜 현실의 이력'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주위의 잘나고 못난 사람들 내 주위에도 이런저런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도 잘하는데 자기 것도 챙기네'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이나 잘하지, 회사 일은 X같이 하면서 지랄났다'는 평판을 받는 사람도 있다. 인터넷에서는 본인들이 소개하는 모습 위주로 볼수 밖에 없지만, ..
요즘 프로젝트 단위 서브 프로그램이 많은 이유
요즘 프로젝트 단위 서브 프로그램이 많은 이유
2021.01.31맛있는 녀석들의 댄스뚱과 운동뚱 신서유기의 강식당, 이식당, 마포 멋쟁이는 전략적인 브랜딩 프로그램이다 모든 방송을 꿰고 있지는 않지만, 메인 프로의 구성원을 위한 단독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정규 편성보다는 대부분 클립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요) 최근에는 맛있는 녀석들의 운동뚱과 댄스뚱을 자주 보고 있는데요. 리모콘을 들고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재미도 있고, 조회수도 잘 나오고, 팬들이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굳이 일을 만들어 가면서까지 이런 서브 콘텐츠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숨겨진 의미가 있을까? 하는 질문이요. 그리고 나름 고민을 하며 서브 프로그램들은 메인 프로를 지키기 위한 철저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10년 전 무한도전과 1박2일의 ..
재택 근무와 디지털 노마드
재택 근무와 디지털 노마드
2021.01.20코로나19 이후에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개학이 연기되거나 온라인으로 수업이 대체되었고, 배달 음식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제 처리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 사이 슈퍼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고 우리 엄마는 쿠팡으로 물건을 주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재택 근무를 시작했다. 첫 재택 근무는 3월 이었다. 곡식이 넉넉한 우리 회사는 최초 일주일 간은 유급 휴가를 주었고, 이후는 격주제로 재택 근무를 운영했다. 유급 휴가로 일주일을 쉰 후 시작한 재택 근무라서 그런지, 재택 근무가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대부분은 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팀에서는 회사에 출근한 인원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오히려, 해야 할 문서 작업이 있는 경우 회사에 출근하는 날 몰아서 처리..
꺼져버려 종양군(滾蛋吧!腫瘤君) 영화 리뷰
꺼져버려 종양군(滾蛋吧!腫瘤君) 영화 리뷰
2021.01.19你是我一生中只会遇见一次的惊喜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마치 '다세포소녀'나 '사이보그지만 괜찮아'같은 느낌의 제목이라 사실 보기가 꺼려졌었는데, 평도 나쁘지 않았고 중국 박스오피스 1위라는 말에 덜컥 예약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낙천적이고 밝은 여주인공이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무엇을 준비하는지- 계속해서 무엇을 하려는지-를 보면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것 같다. 내 인생의 최고의 영화는 인터스텔라,지만 이등 자리는 꺼져버려 종양군에게 줘도 될 것 같다. 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작품은 널렸지만 감정선을 잘 살린 대사와 순간적인 상황을 잘 묘사했기 때문에, '삶은 한번이야'라는 뻔한 주제에서 쉽게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인공은 그럼에도 살..
우울은 찬 바람으로 씻어내
우울은 찬 바람으로 씻어내
2021.01.18우울함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을 소개한다. 우울로 처지는 정신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개인적으로 물리력을 쓰는게 제일 효과가 좋았다. 바로 머리를 한 대 치는 것인데, 뒷통수뿐 아니라 눈코입이 있는 앞면과 두피, 원형의 머리 모두를 자극하는게 포인트다. 물론 이렇게 누군가가 필요할 때 마다 정신 바짝들도록 때려주면 없는 정신도 생기겠지만 대부분 생활 속 우울함의 극복은 오롯이 혼자만의 일이다. 아래는 혼자서도 머리를 깨우는 방법이다. 첫번째는 더운 물 샤워 따뜻한 물로 우선 몸을 노릇노릇하게 데운다. 내 몸이 노른자요, 노른자가 반숙이 된 것같은 느낌이 들 때 쯤엔, 뒷 머리 두피부터 천천히 물을 적신다. 특히 고개를 떨구고 머리를 감으면 더운 물줄기가 두피를 타고 얼굴까지 흘러 내린다. 그 때 나는 머릿..
조금만 늙지않고 기다려주세요
조금만 늙지않고 기다려주세요
2021.01.18나이를 먹다보면 '아니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 여렸나?'싶은 순간들을 종종 보게 된다. 어릴 적 동생이랑 싸우기라도 하면 "빗자루 가져와"하면서 훈육하던 엄마가 아직 새록새록한데 말이다. 아빠는 여전히 괄괄하고 힘이 세지만, 얼굴과 손에는 공장 기름으로 30년을 산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드디어 스스로 앞가림을 할 정도로 자랐어요 엄마아빠!"하며 돌아봤을 때 흘러간 시간 만큼 늙어있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면 놀랍고, 눈물도 난다. 몇 달 전에는 포동포동 살이 쪄서 본가로 내려갔다. 스스로 찔리는 부분은 있는지 머쓱해서 "엄마 왜이리 나는 먹는게 좋을까ㅎㅎ"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보통같으면 그만 좀 먹어라 라고 할법도 한데, 갑자기 엄마는 미안해했다. "엄마가 니 임신했을때 먹고 싶은걸 못먹어가 니..
Age is just a number
Age is just a number
2021.01.18그 나이에 이뤄야 할 일같은 건 없다. 다만, 그 나이에도 마땅히 깨어있을 필요는 있다. 내가 나이를 먹으며 스스로 되뇌이는 마음가짐이다. 특정 나이대를 기준 삼아 취업은 해야지, 결혼은 해야지, 집은 있어야지, 승진은 해야지 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앞서 말한 것들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될 뿐이지, 저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순 없으니까. 그러나 앞서 말한 수단들은 대부분의 목표를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 천군만마들이기도 하다. 정확한 목적이 생기면 수단은 스스로 찾아나서게 되어있다. 그러니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 깨어있다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내 상황을 직시하고, 계획을 세우기만 하면 된다. 계획도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계획하고 - 실행하고 - 완료하고 - 새롭게 계획을 갱신하는..
사랑 테스트
사랑 테스트
2021.01.18어제는 새벽 세시가 넘어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결전의 날. 여자는 여러가지 이유로 생리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 생리를 하지 않을까봐. 사실 3주 전에 생리를 했다. 여자는 호르몬에 따라서 양이나 주기가 자주 변하는 편이다. 이번 달 나는 작은 편이었다. 최근 주변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기도 했고, 이번에 작은 대신 다음 달에 많이 나올거라 생각하고 넘겼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다시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생리라고 하기엔 작은 양, 하지만 계속 흘러 나오는 이물. 불안한 마음에 남자친구에 털어놓았다. 착상혈이면 어떡하냐고. 남자친구는 이 단어를 처음 들어본 것 같았다. 네이버에 검색을 하더니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 아무 일 없을거야. / 아무 일 없어야 해. 난 지금 준비가 안되었어. / 많..
회사, 나의 전부같은 일부
회사, 나의 전부같은 일부
2020.03.06‘메기 효과’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미꾸라지 어항에 메기를 풀어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다니느라 더 활발하고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다. 약육강식의 긴장감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인데, 흥미로운 사실은 실제로 동물들이 포식자를 만날 경우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움직임이 둔해지고 생기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메기 효과는 결과가 긍정적으로 풀렸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이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이 통상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을 반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비슷한 얘기로 나는 직책자 들에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여행을 가거나. 상사들은 약육강식에서 스스로 살아남듯, 일하..
풋내기가 자세를 고쳐잡는 법
풋내기가 자세를 고쳐잡는 법
2019.09.122019년의 나는 새로운 무언가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2월에는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일을 배웠고- 7월부터는 배운 것을 바탕으로 시장에 나갈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 편의상 프로젝트A라고 부르도록 하자. A는 현재 모두의 주목을 받고, 누구든 A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입사 동기인 경오빠도 최근 A에 참여하고 있는데, 왜 풋내기가 A에 참여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시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경오빠는 잘 보이기위해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한다. 나의 어떤 면이 통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실 조직 장은 나에게도 A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기회를 주었다. 비록 난 아침 7시에 출근하지는 못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그리고 잘 해내야겠다는 기합을 넣으며 A를 준비하고 있다. 처음 새로운 조직에 왔을 때, 나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9.09.11Interstellar 사랑은 두 우주가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은하수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려나. 20여 년동안 우리는 각자 손때 묻은 벽지와 낡은 옷장이 있는 공간에서 자란다. 그리고 마침내 한 사람의 우주를 만들어낸다. 사랑은 이렇게 만들어진 우주의 결합, 공존이다. 어린 날의 연애를 더듬어보면, 그때의 내 세상은 온통 상대방의 우주뿐이었다. 그래서 기대도 많이 하고 실망도 했다. 그 사람에게서 내 우주를 만들고 싶어했던 20살의 연애는, 더이상 지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 사람의 우주로 몸을 내던졌으나 그 안에서 답을 찾지 못했던 것.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각자 일상생활을 하며 동시에 사랑하는 것'이라는 딱딱한 이야기..
월경(月经)
월경(月经)
2016.05.30이런걸 생리불순이라고 한다. 처음엔 며칠, 일주일 정도 미뤄지더니 이번달은 40일을 훌쩍넘겼다. 여자는 여러가지 이유로 생리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생리를 하지 않을까봐. 스트레스다. 4학년 2학기에 누구에게나 불어닥친다는 폭풍이 온 이후로 늘 마음이 불안하고 흔들렸다. 정확하지 않은 내 마음을 어떻게든 잡아내고자 토해내듯 내 상황과 이야기를 쏟아냈다. 누구에게 이야길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높은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내려왔지만 내 마음은 아직 허공에 떠 있었다. 어중간하게 볼품없고 초라했다. 4년의 치열함을 거쳤다 자부했던 나는 대단한 삶의 통찰을 가지지도, 앞으로의 사회로 나갈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그이후 나는 덕지덕지 새 일상을 붙여나갔다. 토익해야지, 청년같이 해야지, 디자인 마무리해야지,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