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책/수필집
난 당신에게 반응하고있어요
난 당신에게 반응하고있어요
2016.04.16라고 하지만, 사실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은 원초적인 본능이 아닐까. 더 사랑받고 싶은 마음, 손바닥 밑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우리는 미리 준비되지못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서툴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상황에, 우리는 종종 얼굴이 빨개진다. 우리는 얼굴이 빨개질때 민망해한다. 서로가. 당신은 맥락없는 내 질문에 자주 얼굴이 빨개지곤했다. 친구들과 목욕탕에 다녀왔단 말에 물은 '넌 어느 부위에 때가 가장 많이 나와?'라는 질문에, 가만히 당신의 얼굴을 보다 물은 '넌 언제부터 목젖이 그렇게 나왔어?'라는 질문에 너는 자주 얼굴이 빨개졌었다. '2차 성징이 일어날 때였겠지 뭐.' 하고 넌 대답했었다..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2016.04.13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Skies will be fair in seoul) 다른 날 같았으면 이미 쓰고도 남았을테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 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얼마전에 샀던 라는 책 머릿글에서 자신의 배우자의 눈을 의식해서 결혼에 관한 글을 쓰기 어려워 집필을 거부했다던 내용이 생각났다. 사실 무엇보다 보여지는 게 많이 신경쓰였다. 그래도 뭐 결국 노트북을 열고 키보드를 잡았다.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라고(!) 얼마전에 연애를 끝냈다. 한 달전 쯤이었다. 10월의 연애를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은 '아무나 만나지 말자'였다. 물론 시간을 같이 보냈던 그 사람이 '아무나'였다는 건 아니었지만 좋아해준다는 감정만으로 사람을 쉽게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25살의 글쓰기
25살의 글쓰기
2016.04.12"사실 난 나한테 맞는 옷을 몇 개 알고 있어" 저녁으로 서브웨이를 먹으며 미리언니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나온 말이다. 대화 도중에 나온 말이라 어떻게 설명하면 좋으려나, 이라고 풀면 될지 모르겠다. 청년같이 협동조합 대표이자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리더인 언니가 생각하는 옷은 이라고 했다. 맞아, 언니는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꼭 10대가 아니더라도, 언니의 그런면 때문에 주위에는 늘 사랑하는 사람이 가득한 것 같다. 격한 공감을 표하다 "저는 글을 쓰는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물론 글을 잘 쓰진 않지만, 네이버 포스트에 쏟아진 관심이나 개인적으로 오는 연락 때문에 '남에게 보여지는 글쓰기'를 은근 즐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몇 달 전까지 타인에게 글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