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나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 독서 에세이
이용덕 작가 <5년 후 나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에 대한 독서 기록입니다. -2021. 01. 18
살아온 이력으로 신뢰해도 될 것 같은 어른,
기꺼이 자기계발서의 취지대로 읽어도 좋을 것 같은 어른의 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은 스스로의 기준보다 시장의 평가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책만 해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잘 읽다 '아프면 환자'라 방송하면 책을 버리고, '죽고싶어도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보다가도 눈치를 보며 '지긋지긋하다'고 신경질 낸다. 자기계발서는 하나같이 별로라고 한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시장의 평가와 타인의 기대, 외부의 기준은 나를 대표하지 않는다.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읽으면 된다. 나를 대표할 수 있는 건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자신만의 뚜렷한 기준과 목표, 성취와 쌓아온 삶의 이력 뿐이다. 이런 지표들은 꾸준히 계획하고 성취하고 갱신하면서 가치있는 삶을 끝없이 재생산한다.
우리는 외부의 기준보다 스스로의 목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달콤한 보상이 보장된다면, 외부의 기준을 기꺼이 자신의 기준으로 둔갑시켜 살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수익과 회사 타이틀이라는 보상은, 회사원으로서 주어진 업무를 삶의 유일한 목표로 만들어 버린다. 제 몫을 해낸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나- 정년을 바라며 직원으로의 임무 완수가 인생 목표의 8할이 되었다는 것은 서글픈 사실이다. 몇몇은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면 위기가 와도 나는 무사할 것이라고, 또는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렇다. 서글픈 마음은 뒤로, '현실'이라는 이름을 앞장세워 모두와 똑같이 살고 있었다.
'미친 아 너 뭐하냐고'
그런데 다행인지, 급변하는 사회가 내 뒷통수를 씨게 후려쳤다. 시대는 뉴노멀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축의 이동을 알리며 한순간에 변해버릴 일상을 예고했다. 그리고 직시했다. 회사 타이틀을 지우면 아무것도 아닐 나 자신을. 실제로 이미 세상은 그런 일들 투성이었다. 회사의 성과가 자신의 성공이라 믿었으나 그것이 아님을 깨달은 드로우앤드류, 코로나로 산업이 흔들리자 갈 곳을 잃은 또 다른 직장인들.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어야 하고, 개인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휴. 서론이 길었다. '5년 후 나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라는 책은 이런 혼란한 마음에서 무작정 꺼내 읽은 책 중 하나였다.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점은 작가에게서 젊은 세대에 대한 애정과 응원을 느꼈다는 것이다. 삶의 스펙트럼은 물론 젊은 세대에 대한 격려가 고스란히 전해져, 기꺼이 믿어도 될 것 같은 좋은 어른이란 인상을 받았다. 방어 태세를 풀고, 용덕님이 알려주는 자기 성장의 계단을 올라가도 되겠다 느껴 반나절도 안되 다 읽어버렸다. 책은 개인이 삶의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동기부여해주고, 또 이미 그렇게 살아온 사람의 발자취를 가까이서 살펴본다는 것에서 유의미했다. 전체 5개 파트 중 인상깊게 읽은 '일을 대하는 태도'와 '꿈을 대하는 태도' 파트를 기록하고자 한다.
1. 일하는 태도
21세기의 구조조정은 위 아래가 없다. 오히려 시대가 변하면 회사도 위협받는다. 작가는 모든 직장 생활의 종착지는 결국 백수라며, 스스로가 얼마나 경쟁력 있는 인재인지 묻는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면 미래가 있는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제안한다. 물론 이러한 선택이 가정이 있어 여의치 않거나, 경제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일을 대하는 첫번 째 태도는 회사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닌, 장기전이 된 인생을 직시하는 것이다. 눈앞의 현실을 생각했을 땐 지금 있는 곳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바쁜 현실을 이유로 미루다, 정작 가장 중요한 미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두번 째 태도는 미래의 꿈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작가는 앞으로의 인생 50년 동안 밀고 나갈 꿈을 정하고 플랜을 짜서,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제안한다. 작가는 정확한 꿈을 그리고, 꿈의 실현에 필요한 역량을 To Do로 활용하고, 롤모델을 적극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용덕님은 그렇게 엔비디아 한국 지사 사장을 맡았다. 솔직히 사장 사례를 일반인들한테 붙이는 건 좀 현실성 없긴 하지만.. 반대로 누구는 사장까지 했는데, 미래를 잘 설계하고 부지런히, 굳게 밀어붙이면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사실 이건 개인의 자유이다.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며 회사에서의 삶 이후의 미래를 준비할 지 vs 변함없이 안정적일거라 믿으며 회사의 기대에 맞춰 정년 퇴직 테크 트리를 시도할 지.
2. 꿈을 대하는 태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꿈은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첫 시작이다. 책에서는 자칭 용마담의 제자들이 상당 수 등장하는데, 제자들의 이야기는 작가의 격려와 조언을 발판 삼아 실제로 꿈을 이룬 성공 사례 역할을 한다. 용마담의 제자들은 종이 한장 차이의 노력를 통해 더 넓은 시장에서 큰 변화를 맞이한다. 그 종이 한장의 차이란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 스스로를 진단해보고, 아니라면 일생에 한번은 무모하다고 생각할만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었다. 학점이 낮고 영어를 못하면 수준을 올려서 성취해내고, 오디션을 전전하는 삶이 최대치가 아니라 느끼면 경비만 들고 브로드웨이로 떠나보고. 개인적으로는 꿈의 실행이 대학생 사례가 중심이 되서 아쉽긴 했지만, 꿈을 준비하는 과정이 꼭 대학생들에게만 유효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혼란 속에 뛰어드는 순간, 혼란은 즉시 질서가 잡히게 되니까. 배울 것은 배우고, 연습할 것은 연습해보며 꿈을 만들어 나가는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용마담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며, 그런 행복한 순간들이 모여 나만의 경쟁력이 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있다면 꿈은 가속도가 붙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겪어봐서 안다.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공동체 속에서는 쌓인 작은 성취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믿거름이 된다는 것을!
꿈이라는 공기는 실체가 없다. 그래서 첫 발을 내딛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작든 크든 한 걸음을 내딛기만 한다면 안개에 가려져있던 것들의 윤곽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다. 하고 싶은게 생겼는가? 그렇다면 망설일 시간에 눈 딱 감고 행동으로 옮겨보길 바란다. 바라는 것에서 그치면 꿈이 아니다.
패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하고싶은 일에 도전해 어떤 결과든 손에 쥐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언제나 자신을 지지해주고 길이 막혀있을 때 경청으로 길을 찾게 도와줄 이들로 구성된 정서적 그라운드가 필요하다. 그랬을 때 비로소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시작하며 스스로 나아가는 원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29살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해,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해, 스티븐 잡스가 맥킨토시 컴퓨터를 만든 해이다. 서른은 어떤일을 새롭게 시작하기 좋은 시기라 믿는다. 미래에 대한 설렘과 걱정이 담긴 두근거림을 뒤로 한채, 책을 덮으며 10년 후 목표와 해야 할 리스트를 적었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직무에 대한 공부도 시작할 것이고, 퇴직 후 이루고 싶은 일도 준비할 예정이다. 책에서 강조한 언어도 보강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뉴노멀이라는 홍수 속에 정신을 차리게 해준 책이라, 혼내지 않고 응원하고 격려해준 책이라 즐겁게 읽었다.
'시대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에 맞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워라'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의 구닥다리 메시지처럼 보일 수도 있다. 다만 몇년 전부터 공부했던 트렌드와 사회 흐름이 내 앞을 흘러가는 것을 보았고, 현재는 산업의 자본이 통째로 옮겨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제는 시대에 맞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본능이 말해주고 있다. 난 직감이 좋은 편이니까, 부디 얄팍한 나의 LUCK 스텟을 믿고 많은 사람들도 앞으로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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