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03/19] 여유로운 재택 근무
요즘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여유', '한가로움'이다. 코로나19로 유급 휴가 및 재택근무가 보름이 넘어가고 있는데, 회사 일을 하다가도 언제든지 집안의 나로 해방될 수 있어 그런지 마음의 여유를 맘껏 누리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 현재의 골치아픔이 별 신경이 쓰이지 않아서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튼 오늘도 그 여유로움을 한껏 품은 하루였다.
월요일 화요일에는 이벤트 보상 지급 건으로 골머리를 앓았던지라, 아침에 눈이 떠지자마자 보상 지급 여부를 확인했다. 다행히 문제없이 잘 지급되었다. 감사 메일을 쓸까 하다가 누군가에게라도 내 일이 집중되는 게 싫어서 (꼬투리가 잡힐까봐 무서워서) 그만두었다. 처음 눈을 뜬 시간은 7시 20분이었다. 오랜만에 8시 전에 기상을 했다.
공복 산책 챌린지라는 유투브를 봤는데 아침을 컨트롤 할 수 있어 더 활기찰 수 있어서 좋다는 후기가 있었다. 화장실도 잘 가고, 기분 전환도 되고. 당장 나가고 싶었는데 혹~시나 내가 우리 회사의 첫번째 감염자가 될 까봐 좀 꺼려졌다. 매일 아침 시간을 내서 바깥을 돌아다니는 것이니까. 사바사라고, 내 친구 레오는 요새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한다고 한다. 나도 마음은 굴뚝같은데(산책, 걷는 것 좋아함) 잘 안내킨다. 2020년의 봄을 이렇게 집 안에서 보낼까봐 무섭다. 사실 결혼도 앞두고 있어서 더 조심스러운 것도 있다.
마침 레오는 내가 빌렸던 기타를 가지러 우리 집에 온다고 했다. 겸사겸사 같이 먹을 점심을 주문했다. 레오는 입사 동기인 한 살 아래 동생인데 동갑내기 친구같고 존재 자체로도 마음의 안정을 주는 애다. 좋아하는 것들을 보면 영락없는 공대생 여자지만, 꼬물꼬물하는 능력들은 예술가에 가까운 것 같다. 자유롭고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즐기는 모습은 부러운 모습 중 하나다. 그런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오늘은 우리집에서 같이 이야기를 하고 놀았다. 레오는 다이어트 후 6kg을 감량했다고 한다. 부러운 자식... 단식을 하는 다이어트였다는데 다음 달에 한번 시도 해봐야 겠다.
원래 오늘의 계획은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문서를 쓰는 일이었는데 레오랑 노느라 거의 일을 하지 못했다. 인적사항이랑 주요 이력에 대해서는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지원 동기에서 막혔다. 왜냐니. 가고 싶으니까지. 대학생 때처럼 호기롭게 쓰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조금 난감하다. 이직하는 사람의 마음이 이런거 였을까. 문득 작년에 면접에 참가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 사람들은 뭐라고 썼더라, 그 사람들의 이력서가 신통치 않았는데 그게 왜였지.. 좀 더 기억을 더듬어 봐야 될 것 같다. 동글이한테 하소연했더니 약간의 힌트를 받아냈다. 이번주 안으로는 꼭 끝내야지.
Ent.연예뉴스 친구들은 오늘도 화가 많이 났다. 맞장구만 치려고 하는데 왜 자꾸 내가 더 심한 말을 하게 되는 지 모르겠다. 사실 이제는 별 감정이 없다고 느꼈는데 그 감정이 있던건가? 요즘 내게 일을 몰아주지 않는 팀장에게 감사하면서도 연예뉴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는 괜스레 미안해진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힘내라는 말 밖에 없다.
<대국민 유투버시대> 난 사실 얼굴이 보이는 브이로그를 해보고 싶다. 그 전에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개인 경험을 휘갈기며 나에게만 읽히는(남들은 관심 없는) 글은 쓰기 쉬웠으나, 모두에게 공감이 가는 소재를 찾으면서 쓰는 글은 꽤 까다롭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스푼을 소개해줘서 들어가봤는데 10대들 놀이터여서 내가 누울 자리는 아닌 것 같았다. 어떤걸 하면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어떤 정보가 타깃에게 유효할까.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보존되는 콘텐츠들은 어떤 게 있을까. 난 뭘 잘할 수 있을까.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CM영상으로 찍은 빵떡 영상들로 내가 영상에 어떻게 나오고 어떤 톤으로 이야기하는게 자연스러운 지 조금이나마 알게되었다. 영상 속 내 얼굴은 차마 눈을 마주칠 수 없을 정도지만, 얻은 것은 있어서 다행이라 느낀다. 얼굴 안보이는 데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있는 브이로그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카드 값이 너무 많이 나왔다. 해밀턴 시계랑 커플 트레이닝복, 다이슨 고데기가 이번 달에 결제가 되더라. 그럼 여태 나왔던 2백만원 가까이의 카드 값은 뭐지?ㅋ.... 동글이한테 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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