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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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는 단어는 단 하나도 들어가있지 않지만, 내게는 또렷하게 친구라는 의미로 보이는 그런 글이었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을 보고 생각이 나서 블로그에 남겨둔다.
나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그들이 다른 누군가와 더 가깝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안도를 느낀다.
내가 그 선한 양의 무리 속에서 늑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기쁨을 느낀다.
그들과 함께하면 평화롭고,
그들과 함께하면 자유롭다.
그것은 사랑이 가져다 줄 수도,
빼앗아갈 수도 없는 소중한 것이다.
나는 창문과 대문을 서성이며
그들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마치 해시계처럼
무한한 인내심으로
항상 너그럽게 그들을 이해한다.
사랑이 결코 이해 못하는 것을.
언제나 관대하게 용서한다.
사랑이 결코 용서 못하는 것을.
첫 만남부터 편지를 주고받을 때까지
영원의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단지 며칠이나 몇 주일만 기다리면 된다.
그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성공적이다.
음악회에 가도 끝까지 집중할 수 있고,
대성당을 구경할 때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다.
주위의 모든 풍경도 또렷하게 잘 보인다.
일곱 개의 산과 일곱 개의 강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그것은 이미 지도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바로 그 산과 강일 뿐,
그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다.
만일 내가 삼차원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면,
서정적이지도 수사적이지도 않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지평선, 실존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그것은 모두 그들의 덕택이다.
그들 자신도 모른다.
맨주먹 안에 실은 얼마나 많은 것을 움켜쥐고 있는지.
"난 그들에게 아무런 빚도 없어."
아마도 사랑은 이렇게 말할 게다,
이 공개된 질문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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