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유채꽃축제 菜花赏花
반응형
菜花赏花
오랜만에 엄마랑 나들이를 다녀왔다. 실험실에서 대학생들 교육을 맡아야하는 동생은 왜 미리 말하지 않았냐며 툴툴댔다. 어쩔 수 없지 뭐. 막상 둘이서 나와 둘이서 목적지까지 걸어가야 하는 길이 어색했다.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던 친구는 공무원이 되었다더라, 누구는 아직 취업을 못했다더라,는 이야기들이 자주 나왔다. 서면 지하상가를 건너면서 요즘 한국 화장품 사업이 엄청 흥한다며, 유커때문에 요즘 중국어 능통자를 엄청 선호한다고 일부러 떠들었다. 예전엔 유커유커가 무슨뜻인가 했는데 游客다. 왜 游는 유로 읽으면서 客는 왜 객으로 읽지 않고 병음으로 읽는거지? 유객이나 요우크어보단 낫단건가. 뭐 여튼. 취업이야기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은데, 더 재밌는 이야기가 더 많은데, 그 동안의 부재가 딱 거기까지만의 대화를 허락하고 있었다. 엄마가 요즘 동창회를 자주 간다는 것 외에는 엄마를 잘 알지 못해서, 다른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겠지. 결혼해서 출가하면, 진짜 손님이 될 것 같았다. 사실 그래도 잘 놀고왔다. 잔소리하면서 샀던 5천원짜리 솜사탕은 엄마가 제일 좋아했고 동네에서 샀던 김밥은 소문대로 맛있었다. 집에서 한번만 환승하면 쉽게 갈 수 있는 대저를 빙 둘러온 우리가 너무 웃겨 깔깔대기도 했고. 가을이나 되면 다시 갈까, 그때의 대저는 코스모스일까 갈대일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