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금빛작업실
그러니까 13년 여름즈음부터 금빛작업실 운영을 시작했다. 지금은 티스토리로 이사를 했다. 템플릿을 대충 옮겨 사람들에게 오픈할 준비를 하면서 포스팅했던 몇몇 글들을 읽어봤다. 2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내가 행동으로 옮겼던 일들과 각오와 담력, 짠내까지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공간은 이제 나만 간직하는 거다.
파워 블로그를 꿈꾸며 디자인강의를 했던 60일, 프레젠테이션 트레이닝을 하면서 꾸준히 올렸던 작업물들, 썸타서 좋아하다 실패해서 글까지 쓰는 짠내력, 뜸하다 근황을 대뜸 공개하며 앞으로를 다짐하던 글들, 감정이 소용돌이 칠 때, 금빛작업실은 유일하게 하소연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아니 어쩌면 내 생활의 전부였다. 매일 일기를 쓰진 않았지만 내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 마치 어렸을 적 앨범을 들여다보듯 지난 내 일들을 돌아보며 가슴이 뭉클하기도 귀엽기도 지금까지 커 온 내가 기특하기도 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감사했던 또 다른 점은 내 블로그를 찾아주었던 사람들과의 유대관계였다. 서이추해요 라던지 블로그 순회를 하지 않아도 내 글을 읽으러 와준 사람들이 있었고, 공감해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프레젠테이션 작업을 요청했던 사람들도 있었고, 따로 메일로 내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는 분도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지방대 여대생이었던 나를 찾아와주는 경험은 너무 소중하고 감사했다. 그런 기쁜 마음에서라도 꾸준히 무슨 글이라도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아마 지금 이 블로그에선 그럴 수 없겠지만.
블로그 스킨을 바꾸는 게 분기중에 꼭 해야 할 대사 중 하나였고, 적당히 지루하지 않게 BGM을 바꾸는 일도 했다. 4-5곡의 순서를 바꾸거나 제외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내려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좋았던 글들을 조금씩 빼오기도 하겠지만, 앞으로 이 곳은 25살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아둘거다. 그동안의 나, 그리고 그동안의 내 거울이었던 금빛작업실,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