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제닉 당질제한 다이어트 개념
내가 지향하는 식습관은 당질을 제한하는 식단이다. 당질 제한은 곧 탄수 제한을 뜻하는데 탄수화물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단백질, 지방 위주로 음식을 섭취한다. 이런 매니커즘으로 식사하는 방식을 키토제닉, 당질제한, 폭넓게 저탄고지 식이요법이라고 한다. 몸에 들어오는 영양분의 종류만 바뀌어도 우리 몸에는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몸은 탄수화물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는데, 탄수화물이 빠르고 급격하게 연소가 되어 에너지로 사용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토제닉 식이요법을 통해 우리 몸이 키토시스(Ketosis)라는 상태에 머물게되면 몸은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탄수화물과 달리 지방은 연소 속도가 일정하고 느리기 때문에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 상황을 겪지 않게 된다. 또 몸에서는 지방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고탄수 음식(ex. 치킨, 짜장면 등)을 먹고싶다는 생각도 덜 들게 된다. 탄수화물이 금방 빨리 타버리는 땔감이고, 단백질과 지방은 시간은 걸리지만 꽤 오래동안 탈 수 있는 땔감이다. 재료의 차이일 뿐이지 뭐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채식도 여러 단계가 있듯 키토제닉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 폭넓은 저탄고지(LCHF)만 유지하는 식이를 하는 방법도 있고, 꼼꼼하게 영양 성분을 골라가며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두는 방법도 있다. 나같은 경우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당질 제한을 더 중심으로 하고 있다. 밀가루는 먹지 않지만, 비지가루와 차전자피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저당 소스를 찍어 먹기도 한다. 이렇게 적당히 타협보는 키토 식이를 더티키토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스로가 지속할 수 있는 수준과 만족하는 정도에 따라 단계를 조정하면 된다. 고기만 먹거나, 가공 식품만 먹는 원푸드 식이로는 키토제닉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키토시스 상태를 위해 고지방 적당한 단백질 식사를 유지한다는 원칙만 기억해두자.
키토제닉, 당질제한 식이는 보통 다이어트로 시작한다. 왜냐면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가 체중을 감량하고 살이 찌지 않는 체형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혈당이 높아지는데 이 때 혈당을 내리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내리는 일도 하지만 동시에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변환해 몸에 저장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우리가 고탄수화물 식사를 지속할수록 인슐린이 나와 지방을 차곡차곡 저장해 몸을 뚱뚱하게 만든다. 게다가 고탄수화물 식사를 즐기면 인슐린이 매번 많이 나오게 되고 나중에는 적은 양을 먹더라도 과하게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 떨어진다고도 표현한다.) 다음엔 어떻게 될까? 먹는 양을 줄였음에도 인슐린이 폭탄으로 나와 영양분을 지방으로 덕지덕지 저장하게 된다. 즉 살 찌는 체형의 탄생이다.
그러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인 키토제닉 식단에서는 혈당이 급하게 오를 일이 없어 인슐린 분비가 줄어 살이 덜 찌는 체형으로 변할 수 있게 된다. 또 키토제닉 식이는 앞서 말했던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주기 때문에 살찌기 쉬운 체형을 쉽게 개선할 수도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인슐린은 나쁜게 아니고 혈당을 내리기 위한 중요한 호르몬이라는 점이다. 오해하지 말자. 인슐린은 잘못이 없고, 혈당을 과하게 높이도록 고탄수화물을 먹은 내가 문제였다.
체중 감량에 대해 추가 설명하자면, 지방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경우 우리 몸은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이 더 나오게 된다. 이 친구는 몸 속에 저장된 지방을 꺼내 포도당으로 바꿔 혈액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은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저장하고 혈당을 내린다면, 글루카곤은 몸 속에 저장된 지방을 꺼내 혈당을 올리는 정반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당질제한 고지방 식사를 한다면 글루카곤이 많이 분비되고 몸 속 지방을 분해하기 때문에 이미 몸에 저장된 살을 빠르게 뺄 수 있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참고로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둘 중 하나만 나오는 건 아니고 주로 먹는 영양분 종류에 따라 분비되는 양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탄수화물 식이는 탄수화물을 더 먹고 싶게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고탄수화물 중심 식이 충동을 해결해주는 것도 키토제닉의 장점이다. 탄수화물은 빠르게 연소되는 특징이 있다보니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일 경우 몸에서는 탄수화물이 들어오지 않을 때를 걱정한다. 그래서 갑자기 먹는 양을 줄이면 몸에서는 이를 걱정해 식욕 호르몬 '그렐린'을 분비하게 된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할 수록 고탄수화물 음식(피자, 치킨, 짜장면 등)이 생각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키토제닉으로 키토시스에 들어선 이후부터는 이 식욕 호르몬을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식욕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쉽게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내가 당질제한 식단을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키토제닉 식단을 죽을 때까지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당질제한의 의미를 매 순간 의식하고 무의식적으로 섭취하던 고탄수화물 식단을 경계만 한다면, 원하는 체중 감량 이후에도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비만은 노화를 부르고 노화는 질병을 부른다고 했다. 예쁜 몸매를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 암과 당뇨 등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내 입에 들어가는 음식물을 잘 살펴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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